사랑의 은사
[ 고린도전서 13 : 1~13 ]
성령의 은사
오늘 본문 말씀인 고린도전서 13장의 앞에 위치한 12장은 흔히 “은사 장”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바울 선생께서 고린도 교인들에게 “성령의 은사”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장이지요. 그런데 바울 선생은 은사를 설명하면서 교회를 온전히 세우기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즉 은사는 교회를 위해 봉사할 때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라는 거지요.
그런데 바울 선생께서 이러한 가르침을 주는 이유는 뭘까요? 아마도 예상하건데 고린도 교회에서 나타난 은사 현상이 교회를 어지럽게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사실 그런 사례들을 우리는 많이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신령한 은사를 어떠한 질서로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라서, 교회가 세워지기는커녕 은사 때문에 교회가 깨지고 문 닫고 상처 받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보았습니다. 하도 그러다 보니까 이제는 “은사”라는 말만 해도 왠지 상당한 위험 요소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지요.
즉 은사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온전히 세우기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바울 선생의 교훈 속에는, 은사 때문에 위태로운 교회의 모습이 담겨 있는 겁니다. 참 이상한 일이지요. 은사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신령한 선물이고 교회를 온전케 하기 위한 성령의 능력인데, 오히려 반대로 은사 때문에 교회가 질서를 잃고 위태로워지니 말입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은사를 받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조차도 사실은 은사를 사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은사 자체도 완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성령의 은사들은 완벽한 것이 아닙니다. 은사와 은사자들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은사는 교회를 망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은사는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게 하기 위한 도구이지만, 어떤 신령한 은사로도 하나님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은사를 사용하고 검증할 수 있게 됩니다.
때문에 바울 선생은 고린도전서 12장을 마치면서 이렇게 권면합니다. “여러분은 더 큰 은총의 선물을 간절히 구하십시오.” 그리고 사실상 13장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제 가장 좋은 길을 여러분에게 보여 드리겠습니다.” 가장 좋은 길, 가장 좋은 은사. 그것이 바로 오늘 본문이 말하고 있는 “사랑”입니다. “사랑의 은사”입니다.
사랑은 은사다
제가 어릴 적엔 이 고린도전서 13장을 가사로 한 유행가요가 인기가 있었던 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고린도전서 13장이 말하고 있는 사랑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과는 다른 차원이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4~7절까지만 뚝 떼어서 아주 좋은 사랑 고백 정도로, 아주 감성적으로 읽곤 하지만 12장부터 이어지는 이 전체 문맥에서 보면 여기에서 말하는 사랑은 은사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하는 모든 사랑, 예를 들면 부모 자식 간의 사랑, 부부 간의 사랑, 연인 간의 사랑 등 모든 사랑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라고 섣불리 말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는 사랑 속에는 이 말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사랑한다고 하지만 오래 참지 못하고, 무례하기도 합니다. 자주 교만하고 성냅니다. 이기적으로 자기의 것을 강요할 때도 많습니다. 함께 불의를 모색하기도 합니다. 실상 모든 것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고, 견디기 보다는 쉽게 포기합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인가 하면 고린도전서 13장이 말하고 있는 사랑은 우리들의 흔한 사랑이 아니라는 겁니다. 더군다나 바울 선생은 이 사랑을 가장 좋은 은사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은사는 뭡니까? 은사는 하나님이 자신을 드러내주시기 위해 우리에게 주시는 것이지요. 모든 은사가 하나님의 비밀한 것을 드러내주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사랑의 은사도 같은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고린도전서 13장을 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 바로 읽기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하고, 예언하는 능력과 모든 비밀과 지식을 안다고 해도, 산을 옮길만한 믿음이 있어도, 또 열심히 자기 것을 팔아 구제하고 자기 몸을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무의미하다고 하는 이 말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시사합니다.
우리는 흔히 예언을 하고 많은 영적인 비밀들을 알고 성경의 지식들을 가지고 있고 능력도 행하고 많은 선행을 하면 그가 하나님과 친밀하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능력이나 선행, 또는 우리가 소유한 지식으로 우리를 판단하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진정 중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가를 보시는 하나님이시란 말입니다.
아마도 고린도 교회에도 많은 신령은 은사들이 나타나면서 은사자들이 칭송받고 그들 스스로도 교만해지는 일들이 일어났을 겁니다. 마치 오늘날의 교회들이 겪고 있는 일들을 이미 2000년 전에도 겪었던 겁니다. 그에 대해서 바울 사도는 분명하고 명확하게 핵심을 찌르고 있는 겁니다. 그러한 외적인 요소들이 중요치 않고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중심만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심령의 중심, 그것을 사모하시기 바랍니다. 대단한 능력 없어도 아무 상관없습니다. 대단한 영적 비밀 몰라도 괜찮습니다.
바울의 말을 그대로 빌려오자면, “다 사도겠습니까? 다 선지자겠습니까? 다 교사겠습니까? 다 능력 행하는 자겠습니까? 다 병 고치는 자겠습니까? 다 방언을 말하고 통변하겠습니까?” 이러한 은사들은 교회의 필요에 따라 주시는 성령의 은사들입니다. 오늘 바울 사도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전정으로 사모하고 간절히 구해야 할 은사는 따로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것이야 말로 가장 좋은 은사, 하나님을 알기에 가장 좋은 길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은사”입니다. 이 사랑의 은사를 사모하십시오.
하나님을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 그는 하나님 나라를 향하여 가는 이 광야의 여정을 오래 참습니다. 그는 주님을 닮아 온유합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신령한 은사를 시기하지 않습니다. 또 주님과 사람들 앞에서 자기의 것을 자랑하는 교만함을 부리지 않습니다. 뭇 사람들에게 무례하지 않습니다. 자기 신변의 유익을 구하지 않습니다. 어려워도 성내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반대되는 일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진리를 기뻐합니다. 그는 모든 것을 참고, 모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딥니다.
솔직하게 우리가 하는 모든 사랑의 모습이 이렇지 않잖아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단 말입니다. 사랑의 은사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 이렇단 말입니다.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합니다.” 어떠한 성령의 은사도, 제 아무리 신령한 은사를 가졌다고 해도 그 모두는 하나님을 부분적으로 전할 뿐입니다. 그 모든 것은 하나님을 희미하게 나타낼 뿐입니다. 그러므로 교만하지 마십시오. 방언으로, 통변으로, 예언으로, 신령한 지혜와 지식으로, 영 분별함으로, 믿음으로 하나님을 다 알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 중의 교만이요, 오해 중의 오해입니다. 세상에서 사는 동안 그 어느 누구도 하나님을 다 알 수 없습니다. 때문에 성경은 하나님을 광대하시다고 고백합니다.
동방교회의 기도의 고전으로 알려진 「무지의 구름」에서 무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지식으로 하나님을 다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하나님을 굳게 붙들 수는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그 어떤 은사로도, 어떤 신령한 것으로도, 심지어 하나님의 말씀인 이 성경을 통해서도, 하나님을 완벽하게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과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그 날, 주께서 나를 아시듯 온전히 주님을 알게 될 그 날까지, 사랑으로 주님을 굳게 붙들 수는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에서 말하는 사랑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랑 중에 가장 고상한 사랑이고, 가장 고귀한 사랑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은사임을 기억하십시오. 이것 역시도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매듭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향해서 했던 말을 깨달아 아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을 더 깊이 사랑할 수 있기를, 하나님의 심장을 향해 손을 뻗어 굳게 붙들 수 있게 되기를, 마치 어미의 젖을 힘껏 빠는 아기처럼 하나님의 품에 온전히 매달리기를 사모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고린도전서 13장이 전해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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